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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TV에 나온 연예인들의 손가락에서 금반지라도 발견할 때면 괜스레 그 손가락이 가엾게 느껴지곤 했다. 결혼, 내게는 불행과 분열의 시작이자 사랑의 무덤 같았다. 어릴 적 엄마와 이모들이 장난처럼 했던 말들이 있다. 엄마는 내게 결코 사업하는 남자 같은 건 만나지도 말라고 했었지. 큰이모는 주식 하는 남자는 상종도 하지 말라고 말했고, 작은이모는 낚시가 취미인 남자를 만나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치라고 그랬다. 다들 그런 식으로 자기 남편 얘기를 한다. 결혼은 무덤이다.


완벽하지 못한 결혼이 두렵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결혼이 아니라 완벽하지 못한 어떤 거다. 요즘 같이 비혼주의자 페미니스트들이 판치는 세상에 완벽한 결혼 타령이라니, 촌스럽다고 손가락질 받아도 유구무언이다. 혼자 사는 남녀가 자기 인생 즐기는 프로그램이 예능 시상식을 휩쓸고, 시집살이 고생살이라는 '며느라기' 웹툰이 페이스북 팔로워 20만 명인 시대에 무슨 놈의 완벽한 결혼 타령. 친구들에게 나는 처음부터 완벽한 남자를 만나서 완벽한 결혼 생활을 할 거다, 내 인생에 이혼 따위는 없다, 라고 선언했더니 그깟 이혼이 뭐 어떻느냐고 한다. 급기야 "너희는 이혼 가정에서 안 자라 봤잖아"하며 쌀쌀맞게 내뱉는 내 말투가 참 촌스럽다.


어차피 결혼이란 건 로맨스라는 판타지로 잘 선전된 국가공인제도일 뿐이라는 사실을 직시해 보려고도 한다. 쿨한 척은 쉽다. 대학에서 같이 인문학을 가지고 토론했던 언니와 "결혼이니 일부일처제니 하는 것 다 이데올로기에 불과하지?" 하고 젠체하며 떠들어댔던 과거도 있다. 모르겠다, 아니 모르는 척 하지만 알고 있는 것 같다. 결혼이라는 건 판타지도 로맨스도 에로티카도 아니고 그냥 현실이라는 거. 네 부모와 친구들의 부모'들' 보면 모르냐. 다 그렇게 산다. 결혼은 가정이야! 세상에서 제일 작은 조직!!! 대개 구질구질하고 가끔은 머리 끝까지 화도 나고 애증의 관계라고 포장하지만 까보면 사실 증증증증증 밖에 남지 않는. 어쩌다가 이렇게 돼버린 거지. 나보다 먼저 결혼한 모든 인류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 빨리 깨달아야 해.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일 뿐이고 카메라가 꺼지면 거기는 그냥 가정이야. 네가 봐오던 것들과 다를 바 없는.


여자는 다섯 살때부터 웨딩 드레스 입는 날을 꿈꾼다고 했던가. 미국 드라마 <FRIENDS>에 나오는 대사다. 요즘 페북 글쟁이라면 프렌즈 대사 인용들은 다 한번씩 한다는 것 같아서. 나야말로 그런 다섯 살 배기나 하는 꿈을 쫓는 여자나 다름없다. 태어난 이래로 제일 예뻐야 하는 그 날에 생리라도 시작되면 어떡하나 벌써부터 고민을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못생긴 딸이라도 낳게 될까 걱정이다. 여혐이니 뭐니 들을 만한 소리라는 거, 인정하지만 못생기고 뚱뚱하게 태어난 여자가 얼마나 힘들게 살아야만 하는 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기가 낳을 게 여자아이라면 예쁜 바보로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위대한 개츠비>의 구절을 잊지 못하는 이유다. 남의 갓난아이가 예뻐 보일수록 완벽하지 못할 나의 결혼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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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완벽한 이라는 표현 보다는 완전한 이라는게 나은 표현 아닐까 싶네요.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가 남편을 사랑하고 각자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서로를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완전한 결혼이라 생각합니다.

완전한 결혼이 있을 수 있지요. ^^ 다만 그것은 결혼하는 순간이 아니라, 서로의 노력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일거예요. 결혼생활은 결혼식으로 완성되는게 아니라, 결혼식으로 출발하는 것이니까요. 천리길도 한걸음부터지요.

다르게 살아온 두 분이 만나서 이사람이면 완전할 것이다 해서 결혼한다면 결혼하는 커플이 없거나 실망만 남기 쉽겠지요.이사람이라면 그 길을 함께 갈 수 있겠다 하면 결혼으로 출발하게 되고, 배우자와 같이 살면서 배우자를 통해, 아이들을 통해, 배우자의 가족과 나의 관계를 통해, 배우자와 우리 가족의 관계를 통해 나는 누구인지 배우자는 누구인지를 알아가지요. 색다르던 것이 이상한 것이 되었다가 그냥 다른 것이 되었다가 알고보니 괜찮은 것이 되기 시작하면 맞춰줘야 하던 부분이 배우고 따르는 부분이 되는거죠. 그러다보면 어느순간 이상적으로 보이는 결혼생활이 될겁니다.

처음부터 행복한 커플을 본 적이 아직 없네요. 중년에 행복한게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싶고, 알고보면 그들 사이에 이런저런 상처들이 아물어 그러한 단계로 성숙되는거라 생각합니다 ^^

누구나 갖고있는 불안인데 막상 꺼내놓고 얘기하기 어려운 주제를 솔직하게 적으셨네요. 용기라기 보다도, 결혼전에 미리 알아가는 지혜라고 생각되네요. 대단하십니다 ^^ 덕분에 저도 생각 한번 정리해 보았고, 윗분들도 좋은 글 많네요. 꼼꼼 읽어 보아야겠어요. 감사합니다.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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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지인이 올리신 글에 댓글 달다가 남겨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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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IT팀 개발자들은 주로 java 인력이다. 솔루션 쓰는 조금 다른 개발자도 계시긴 하지만 메인시스템이 자바라 자바만으로 구성한 셈이다.


최근 업무범위가 늘었는데, 늘어난 시스템이 PHP로 개발되었다. 쇼핑몰 전문업체를 통해 개발하다보니 그리 된 듯 하다. 유지보수비가 점점 늘더니 사람 1명 뽑아도 될 금액이 되었다. 변화가 필요해지고 있다.


선택지 중 하나는 PHP인력을 보유하는건데 여기서 머리가 아파온다. 나는 PHP인력을 운용해본 적이 없다. 잘 모르는 자원도 운용하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java는 꽤 알기에 왠지 걱정이 앞선다. 잘 하는지 못 하는지도 모르고, 문제가 생겼을때 도움을 주기도 어렵다.


시장상황을 수소문하다가 재미난 얘기를 들었다.


"급수별 가격을 비슷하답니다. 구하기 어려운 것만 빼고"


"구하기 어렵다는건 그러니까 비싸다는 얘기 아닌가요?"


"그게 좀 다른게..."


요는 예전 기술이다보니 다들 나이가 많은데, 채용 혹은 투입받는 쪽에서 나이많은 사람을 원하지 않는단다. 그러다보니 비싸게 부를 수가 없단다.


COBOL 같은 경우가 그렇다고 한다. 옛날에야 금융권에 코볼이 많았는데 요샌 별로 없지만, 많은 연봉을 받지는 못한단다. 즉, 일이 몰리기는 하는데 돈 더 주겠다는 데는 없거나, 아니면 이 돈만 주면 일 하겠다고 한다는 얘기.


어쩌면, 비슷한 일 하면 비슷한 급수일거고 비슷한 가격 아니겠어?라며 우문현답을 해주신 어느 영업대표님의 말씀이 가장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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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티스토리 블로그가 하나 갖고 싶었다.


방법을 몰랐다기보단 게을러서 그냥 그러고 오래 지났다.


오늘 드디어 티스토리 블로그를 갖게 되었다.


기쁘다 ^^



당분간은 찾아오는 이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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